서이초 교사 사건, 대한민국 공교육을 진단하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임용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임 여교사가 교내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금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에서 언제 이런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을 만큼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사건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앞으로 이러한 슬픈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나라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나누고자 한다.

1. 서이초 교사 사건 전말

서이초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초등학교로 지난 7월 18일 2022년 3월에 임용된 23세의 신임 교사가 교내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아래 글은 사망 사건에 대한 서이초의 공식 입장이다.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 공교육을 진단하다

해당 교사는 매일 7:30에 학교에 출근하며 성실히 업무에 임하였다고 한다. 최근 동료 교사의 학교 생활은 어떠냐는 질문에 작년의 10배 정도는 힘들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서이초등학교에 초임하여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1학년 담임은 아이들의 사회성이 부족하여 힘들다고 한다.

맘카페 ‘강남엄마 목동엄마’ 에서는 해당 담임 학생의 학부모가 ‘딸이 화장실 가는 거 수시로 확인해 달라’, ‘자리는 어디에 앉혀라’ ‘ 내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느냐’ 등 담임 교사를 무시하는 말투로 괴롭혔다고 한다.

또한 해당 교사의 일기장을 압수해 분석해본 결과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망 현장에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해져 죽음에 의문점이 남는다.

그리고 왜 집에서 죽지 않고 교실에서 죽었을까? 작년에 부산에서 같은 사유로 자택에서 자살했고 소리 없이 묻혔다. 자택이라는 이유로 순직 처리가 되지 않았다. 죽어도 학교에서 죽어야 억울함이 밝혀진다는 농담이 돌기도 한다.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 공교육을 진단하다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정황들로 유추할 뿐이다.

첫 번째 큰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에 의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고 이 것이 자살로 이어진 것일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왜 학교에서 신임 교사를 케어해주지 못했냐는 의문이다. 23살 신임 교사는 사회에 이제 첫 발령을 받아 적응해나가는 사회 초년생이다.

업무나 사람을 대하는 일에 서툴 수 밖에 없다. 주변 동료 교사나 간부들이 이런 신임 교사에 관심을 가지거나 교사의 심리를 좀 더 캐어할 수 있는 시스템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세번째로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부모의 특권 의식과 갑질이다. 특히 부모의 지위가 높을 수록 교사를 하대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학생 또한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고소득자가 많고 학구열이 높은 서초구의 특성상 해당 교사가 더 스트레스 받았을 가능성 있다.

2.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점

1) 교권의 상실

개인화, 평등화로 인한 사회 문화 발달은 학생들의 인권 의식을 높여 주었다.

사람을 교육하는데 체벌은 정당화 될 수 없다라는 전제 하에 체벌금지법이 제정되었다.

한편, 맞벌이 부부, 결손 가정, 이기적인 자녀 사랑 등으로 인한 가정 교육 부재로 많은 학생들의 인성적 결함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수의 학생들을 한 명 교사가 지도하기에는 법적, 제도적 시스템이 충분히 뒷받침 되지 않으면,

폭행, 폭언, 성희롱,수업 방해, 지도 거부 등의 상황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교권을 상실하게 한 직접적인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교권의 상실

현실적으로도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원활히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학생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단과 권리를 부여해야 하며,

개인의 시간과 생명의 위협을 당하지 않을 권리 등 시스템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2) 자원의 부족

교사는 수행해야 할 업무량에 비해 그들에게 제공되는 자원들은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2014년에 발간된 교원의 교권상실 경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10년 전부터 담임 교사는 학급당 평균 23명의 학생들을 담당하고 주당 평균 30시간 이상 수업을 하고 있다 한다.

주 5일제를 감안하며 하루 평균 6시간 정규 수업을 하고 있고 방과 후 부진학생 지도를 합하면 1인당 주당 수업 시수는 34시간이며 하루 평균 7교시의 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외에도 학급 경영, 수업 컨설팅, 학부모 초청 수업,연수,부진 학생 보충 지도,학생 생활 지도,학생 상담 등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교육 과정 운영 외에도 공급 능력에 비해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학부모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3) 복잡한 행정 업무

2014년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교육부는 체육시간에 생존수영을 가르치도록 하고있다.

하지만 행정 업무가 수영을 가르치는 일보다 많다고 한다.

생존수영 수업을 위해 50쪽이 넘는 계획서를 세워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받아 내부결재를 받도록 하거나 보험가입 등의 이유로 날짜 학생 정보를 파일로 저장해서 업로드하고 그 외 갖가지 수영장 관련 서류도 첨부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의 수십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담당하는 주무관이 한 두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SNS에 사회가 일으킨 문제를 학교가 책임지게 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가 일으킨 문제 해결을 교육부가 책임지고 있다는 흔적을 남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고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보다, 절차와 규정을 따르지 않아 감사관의 지적을 받지 않도록 서류를 챙기는데 시간을 쓰게 만들게 한다.

4) 공교육에 대한 불신

탁산공론의 행정과 과도한 업무에 의한 자원 부족은 교사의 교육을 질을 떨어뜨린다.

이는 공교육 교사들을 관료화 시키고 결국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한다.

관료화란 무서운 단어이다.

조직이 관료화 되면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속에 자기와 관련없는 일에는 신경쓰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

더욱이 과중한 행정업무는 학생에 대한 애착마져 없애버린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일타 강사가 학생들의 어려운 수학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 수 있도록 몇일 밤낮을 연구할 때, 공교육 교사들은 행정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교육과 공교육의 수업 수준이 비교가 될 수 있겠는가?

또한 공교육의 대표적인 문제는 경직된 평준화 체제 속에 교육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되는 것이다.

한국 교육 제도가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제로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5)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

지금의 공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 무엇을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는가?

학생의 인성을 가르치는 곳인가? 수능을 잘 쳐서 대학을 잘 가게 하는 곳인가?

아니면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찾게 하고 미래의 직업과 꿈을 꾸게해주는 곳인가?

현재 공교육의 문제는 수준이 다양한 학생들을 일제히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받게 하여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을 강제 수용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공부 뿐만 아니라 누구는 체육을 누구는 음악을 좋아 할 수 있다.

그러한 학생들을 포용하고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학교는 좀 더 개방적 이여야 한다.

또한 가정 교육의 부재나 불화로 몸과 마음의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학생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공교육이라는 시스템은 부적응 학생에게는 거대한 칼날이 되어 문제아로 낙인 찍는다.

그런 학생들은 시간만 때우며 학교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현 시대의 공교육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아를 포용할 수 있는가? 포용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

3.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

최재천 교수의 공부라는 책에는 이러한 글이 있다.

‘우리는 국영수를 공부하다가 바이러스에 걸려 죽는 세상에 살수는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극단적인 발상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최교수님은 생활 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일본에서는 지진 대피 훈련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처럼

생존과 생활에도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이 있다.

지진과 폭우, 바이러스가 자주 출몰하는 요즘 생활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

또한 최재천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진짜 공부는 호기심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공부하는 집을 지어 줘야 한다’

최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상당히 공감한 내용으로 공교육의 커다란 방향이 여기에 달려 있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학생들이 호기심을 발견하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 그들 스스로 커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학생의 인성 문제도 상기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아픔이 있는 학생을 낙인 찍기하는 공교육이 될 것인가? 그들을 포용하고 치료하는 공교육이 될 것인가?

교육은 특정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모순이며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세상에서 절대적인 해답도 없다.

모순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해답을 찾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공교육은 더 이상 행정업무나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을 버리고 생활 교육과 학생의 호기심을 발견하는 방향, 인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사를 지원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생활 교육을 위한 전문 교사들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행정 업무만 보조하는 인원을 두는 것도 방법 일 수 있다.

앞으로 서이초에서 발생한 사건이 다른 곳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공교육에 대해 고민하여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4. 링크자료

엑시토니의 서재

엑시토니의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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