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꿀벌이 ‘집단폐사했다’거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또는 ‘꿀벌 실종’ 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UN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90%의 식량을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종이 벌의 수분 매개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꿀벌이 없으면 전세계는 식량난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아인슈타인도 꿀벌이 사라지면 4년안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말이 괜히나온것이 아닌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소중한 꿀벌의 가치와 꿀벌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 3가지를 알아볼까한다.
글의 내용은 많은 부분 그린피스의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 보고서를 참고하였다.
1. 꿀벌의 가치
벌은 화분매개곤충으로 꽃의 꽃가루를 수집하고 꽃들 간의 수분 전달과 교배를 도와준다.
농작물 생산에 있어 꿀벌을 비롯한 화분매개곤충이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350~5,770억달러이며,
국내 꿀벌의 화분매개 경제적 가치는 5.8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화분매개에 의존하는 농작물의 생산량은 약 270만 톤으로 전체 농작물 생산량의 약 17.8%를 차지하고 있다.
2. 꿀벌의 집단 폐사 현상
최근 양봉꿀벌의 집단 실종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2021년 겨울, 78억 마리의 꿀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꿀벌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CCD)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피해 규모는 계속 커져 2022년 9~11월 사이에만 10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데 이어, 2023년 초 약 14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 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겨울철 전체의 14.9%인 40만 봉군이 피해를 보았고,
국내양봉협회의 통계로는 2023년 초 농가의 벌통 153만7270개 중 61.4%인 94만4000개의 꿀벌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 되었다
3. 꿀벌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 3가지
1) 기후변화에 따른 밀원 감소와 월동 실패
* 밀원 : 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 월동 : 겨울을 나는 것
밀원감소 :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간 2.4℃ 증가하였으며, 이로인해 국내 꽃들의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이로 인해 모든 밀원 꽃들의 개화시기가 똑같이 빨라진 것이 아닌 전국적인 개화가 2~3일 차이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겹치면서 개화 기간 짧아졌다.
특히 2023년 한국양봉학회보 내용에 따르면 국내 벌꿀 생산량 70% 이상을 아까시나무에 의존한다.
1980년대까지 약 320,000ha가 조림되었으나 현재는 36,000ha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어 꿀벌 밀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월동실패 :
기후변화 현상 중에서도 겨울철 온난화 및 이상 기상 현상의 빈도 증가는 월동기를 보내는 꿀벌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월동 준비를 하던 꿀벌에 혼선을 주었다.
아래 그래프는 평년 대비 2021~2022년 겨울철 기후 분포로 평년에 비해 높은 기온으로 꿀벌이 월동에 들어가지 못했고(오렌지색) 그리고 급격한 기온감소로(회색) 꿀벌이 집단 폐사했다. 다음해도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2) 꿀벌의 질병과 해충
질병 :
꿀벌은 여러 가지 질병과 감염에 취약한 생물이다. 구내 꿀벌의 질병으로 지정된 것은 15종으로 세균병 2종, 진균병 3종, 바이러스병 10종이다.
질병은 꿀벌 건강과 꿀벌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꿀벌의 건강 관리와 예방 조치는 꿀벌 질병의 통제와 꿀벌 군집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해충 :
꿀벌응애는 화밀과 화분을 모으러 나온 벌의 몸에 달라붙어 벌통 안으로 침투하는 기생충이다.
전체 꿀벌의 10% 정도가 감염될 때 꿀벌 집단은 급격히 쇠퇴한다.
한국에서는 통 상 한 벌통의 3~5%가 꿀벌 응애에 감염되었을 경우 방제를 시작한다
3) 살충제의 남용
일부 살충제는 꿀벌에 치명적이다. 특히 유기인계 등의 살충제는 꿀벌의 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독성을 지니고 있어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또한, 살충제가 꿀벌의 행동, 학습, 기억 등의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꿀벌의 정상적인 생태학적 역할을 방해할 수 있다.
1962년, 레이첼 카슨(R. carson)이 “침묵의 봄”을 발간하며 DDT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잔류 문제와 생물농축을 통한 생태계 교란이 제시되면서 사용 금지되었다.
다행히도 이러한 살충제는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고 방제 대상 종만 선택적으로 방제할 수 있으며, 잔류기간이 짧은 전문 약제 개발의 추세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농약 및 살충제로 인한 피해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2010년부터 3년간 조사를 한 결과,
살충제로 인한 꿀벌피해를 경험한 양봉농가는 72%에 달했으며, 그 중 58%의 양봉농가는 살충제 피해가 매년 늘어난다고 밝혔다.
4. 꿀벌 보호를 위한 방향
서식지 보호와 다양성 유지 :
벌을 위한 적절한 서식지와 꽃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인 서식지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꿀벌이 다양한 꽃에서 영양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다행히 농식품부는 2022년 작년 7월, 농가 경영 안정과 산업발전기반 확충을 위해 양봉산업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헝가리산 아까시나무 등 밀원을 매년 3,000ha씩 심고, 꿀벌의 연중(3~10월) 채밀이 가능한 다층형 복합 밀원숲 조성 방안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현행 한해 3~4개월(4~7월)에 불과한 채밀 기간을 2배인 7~8개월로 늘리기 위해 밀원수 전문 인력과 전담 부서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약 사용의 최소화 :
농업 및 정원 관리에서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대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물적 방제나 유기농법과 같은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작물을 보호하고 해충을 통제하는 것이 꿀벌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꿀벌 건강 모니터링 :
꿀벌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질병과 해충에 대한 초기 진단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꿀벌뿐만 아니라 전문가, 연구자, 농부들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